구타·가혹행위 잊고 새삶 찾은 피해·가해 전의경들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7-06 1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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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의경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가 개선됐다고 6일 발표한 가운데 새삶을 찾은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강모 일경은 지난해 10월 서울 동대문 방범순찰대에 전입한 뒤부터 욕설, 구타, 가혹행위에 시달렸고 급기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강 일경은 면담 때마다 심적으로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놨지만 지휘관은 "(의경생활이란 게)원래 그런 것"이라며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강 일경은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대책이 시행된 올해 초 일제 소원수리 당시 구타피해자로 인정 받아 부산 북부 방순대로 적을 옮겼다.

강 일경은 상황이 달라질 거라 기대치 않았지만 지휘요원들의 예상치 못했던 관심과 도움 덕에 한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자살 충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경기 10중대 소속 김모 수경은 구타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 수경은 입대와 함께 기동대에 배치된 후 선임들의 구타에 시달렸고 그 결과 우울증과 배뇨장애에 시달렸다. 상태는 갈수록 악화돼 경찰병원 측이 의병 전역을 권할 정도가 됐다.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이뤄진 타 중대 전입이 전환점이 됐다. 경기 10중대에서 만난 중대장과 소대장의 각별한 보살핌으로 상태가 호전된 김 수경은 다행히 부대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탈영계획까지 세웠다가 소대장의 배려로 마음을 돌린 사례도 있었다.

경기 광명 방순대 소속 백모 상경은 지난해 4월 자대배치 후 선임대원들로부터 수시로 구타와 욕설에 시달렸다. 백 상경은 극심한 불안감 탓에 우울증을 겪는가하면 탈영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다.

탈영을 놓고 갈등하던 백 상경은 소대장에게 그간의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소대장은 백 상경으로 하여금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동시에 가해자들을 원칙에 따라 처벌했다.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대책은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에게도 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모 상경은 지난해 4월 자대배치 후 자신도 모르게 악습에 물들어 후임대원을 구타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이 상경은 구타 사실이 발각돼 여러 중대를 옮겨 다니고 수차례 징계를 받으면서도 가혹행위를 멈출 수 없었지만 올해 초 경남 3중대로 옮긴 뒤 사물놀이와 텃밭 가꾸기 등 동호회 활동을 통해 생활태도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2009년 10월 입대한 이모 수경도 가혹행위가 만연한 부대 안 분위기 탓에 구타를 일삼았다.

징계를 받은 이 수경은 대전 둔산 방순대에서 대전 정부청사경비대로 전출됐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새로 만난 부대원들의 관심과 배려 덕에 구타 습관을 버릴 수 있었다.

이 수경은 "개선대책 시행 이후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며 "후임들에게 악습을 물려주지 않도록 첫발걸음을 내딛은 기수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는 바르게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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