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결산]흥행 합격, 운영미숙 옥에 티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9-05 10: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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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대회는 경기장에 관중이 45만명 가까이 찾는 등 흥행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초반 계속 된 운영미숙이 옥에 티로 남았다.

국내외 선수를 막론하고 초반 성적이 신통치 않자 허술한 운영이 도드라져 보이며 더욱 망신살을 샀다. 시설과 봉사자들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단장된 스타디움은 호응을 얻었지만 구조의 복잡함으로 좌석을 찾지 못하고 헤맨 관중들은 불평을 터뜨렸다.

식당 등 주변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대구를 느낄만한 음식이나 특징적인 상품코너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외국인에게만 물을 제공하는 등 사대주의적 서비스도 문제였다.

입장권 중복 발행 등 조직위의 치밀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능력과 함께 상황 대처에 늦은 점도 비판받았다.

훌륭한 시설에 비해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제대로 준비를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왔다.

일부 언론은 대회조직위 운영능력이 전국체육대회 수준이라며 폄하했다. 허술한 보안문제와 의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첫 경기로 열린 여자마라톤 경기부터 출발신호 오류로 선수들이 출발을 세 번이나 하게 되는 상황이 터졌다. 남자마라톤에서도 코스안내 부실로 일부선수가 코스를 벗어나기도 했다.

방송을 방해하며 유유히 지나가는 운영요원의 모습과 레이스 도중 진행요원이 자전거를 타고 선두권 선수 뒤를 계속 쫓아가는 모습은 전혀 훈련이 안됐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도중과 경기 뒤 탈진 등으로 쓰러지는데도 운영요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불상사가 발생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도 낳았다. 김덕현 선수 부상때 늦은 대처도 지적됐다.

일부 봉사자들도 자기 역할을 잊은 채 100m 결승 등 주요 경기때마다 한눈을 팔았다. 일부지만 젊은 봉사자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진찍기에만 전념하며 전체 봉사자들을 도매급으로 욕먹이기도 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경기장으로 진출입하는 교통문제가 지적됐다. 대중교통을 이용 해달라고 부탁만 하고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뒤따르지 않다보니 교통전쟁이 계속됐다.

안내자가 거의 없고 버스를 찾아도 줄이 길게 늘어져 최소 30분은 지나야 만원상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관광버스를 급하게 빌려 만든 버스에는 한글간이표식만 있어 외국인들이 곤욕을 치렀다.

특히 초반에 오전, 오후 특정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는 버스 운영조차 되지 않아 첫날의 경우 봉사자와 시민들이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다.

버스지원과 봉사자들이 늘어나며 초기의 전쟁수준에서 중후반기에는 원활해졌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조직위의 일방적인 보이기식 경호도 도마위에 올랐다.

개막일 전날 저녁 조직위측은 프레스센터에 있던 국내외 기자들에게 개막일 VIP경호 등을 이유로 보안 점검을 하겠다며 출입구를 잠그고 일제히 나가달라고 요구한 뒤 바로 집행했다.

반면 다음날 경기가 끝난 밤늦은 시각에 취재진과 자원봉사자 수십명이 경기장 안에 있는데도 불구, 조직위측은 통보없이 출입구를 모두 잠그고 철수해버려 취재진이 나가는 문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했다.

대회인기가 오르며 개막식과 100m 결승전이 있는 날 등 주요경기일에 매표소와 지하통로에 암표상이 출몰했는데도 단속은 없었다.

특히 대회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가 고조되며 암표상이 30여명이나 늘어났는데도 경찰은 단속의 어려움을 들어 그냥 내버려 두며 비난을 받았다.

시민들은 TV중계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불평도 쏟아냈다. 대회관련 각종 게시판에는 대회방송 주관사인 KBS를 성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표를 미처 구하지 못해 TV중계를 기대하고 있었던 시민들이 KBS가 주요경기를 실시간 생중계하지 않고 밤늦은 시간 녹화 위주로 중계하자 비난했다. 결국 KBS는 생방송을 늘이는 등 확대중계를 했다.

식사 문제 등 내부 편의시설에 대한 지적도 터져나왔다.

실제 경기장 밖에 조직위가 허가한 간이음식촌 외에는 주변상가가 전혀 없는 가운데 경기장 안 매점과 관중식당 등이 가격만 비싸고 메뉴도 구색맞추기에 그쳤다고 언론에 비판받았다.

조직위는 부랴부랴 인근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 전문점에 임시 개점을 하게 했지만 끼니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다.

관중이 동원됐느냐 하는 문제는 대회내내 이슈됐다.

유명선수들을 보기위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입장권은 기관 및 단체에 80%가량 미리 팔리는 등 매 세션마다 거의 100%팔려 품귀 수준까지 나타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표를 판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고 암표상도 출몰하는 등 그동안 푸대접했던 나라가 맞는지, 육상불모지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 일들도 일어났다.

하지만 실제 경기장에서는 빈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며 동원표 때문이라는 강한 비판이 일었다.

또 동원된 학생들의 폭염 속 관람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과 질낮은 관람태도 등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대구가 대표해 세계최고 권위의 육상대회를 개최했는데도 불구, 대구가 주도하는 반면 정부 측은 말만 앞세우고 적극적이지 못한 협조도 지적됐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대회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찬반논란이 계속되기도 했다. 소위 서울언론과 지역언론과의 대회성공여부에 대한 감정싸움도 흔히 보지 못하던 현상이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초반 경험 부족 등으로 일부 난맥이 있던 점은 인정하지만 지적된 문제를 곧바로 시정했다“면서 "전체적으로 흥행이나 운영면에서 원활하게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자평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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