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여왕과 거지' 英 엘리자베스 여왕이 구걸?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09 1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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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jpg
▲출처=데일리메일

[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버킹엄 궁전에서 쫓겨나기라도 한 것일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리에서 구걸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버밍엄 시티 센터의 거리에서 구걸을 한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 속 엘리자베스 여왕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매고 모피 코트를 입고 있다. 여기까지는 여왕의 이미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왕이 길바닥에 펼쳐진 침낭에 들어가 구걸하는 푯말을 들고 있다. 이 푯말에는 '영국의 은총을 위해 기부를 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여왕의 옆에 놓인 가방에 동전이나 지폐 등을 놓고 간다.

하지만 이는 실제 엘리자베스 여왕이 아니다. 버밍햄 대학에서 미술 학위를 취득한 리투아니아에서 온 에드거(23)가 만든 조각품이다. 이 조각품은 실리콘과 폴리스틸렌을 이용해 실제 사람 모형처럼 만들어졌다. 에디거는 "재미를 위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의미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에디거가 이 같은 발상을 한 것은 최근 불어닥친 경제 위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영국이 경제 불황이라는데 영국의 얼굴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여왕이 노숙자가 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진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 착각해 놀라워 하는 것은 물론 호기심에 만져보거나 발로 툭툭 차는 사람들도 있다. 경찰은 이를 폭탄으로 의심해 접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구걸한 결과는 어땠을까.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번화가인 버밍엄 시티 센터에선 1시간에 12파운드(약 2만원)를 벌어들일 정도로 수입이 쏠쏠했다. 평소 에드거가 아르바이트로 1시간에 5.85파운드(약 1만원)를 번 것에 비하면 2배에 달한다.

에드거는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하는 데에는 고향인 리투아니아 보다 영국이 훨씬 편하다. 앞으로 이 곳에서 계속해 작품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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