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비용 최소 4920억 원~최대 1조 4770억 원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에 출입을 금하고 있다.
[데일리매거진=천선희 기자]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2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AI 피해가 확산하면서 전국에서 살처분한 가금류는 21일 오전 0시 기준 2000만 마리를 넘었다. 지난달 16일 첫 AI 의심 신고 접수 후 불과 35일 만이다.
정부는 AI 발생지역 반경 3km 이내에서 생산된 계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했다. 전국 13개 동물원의 조류시설이 동시에 폐쇄되고 철새도래지 76곳도 전면 통제됐다.
2003년 12월 고병원성 AI가 국내에 처음 상륙한 이후 지금처럼 빠르게 번지는 AI는 한 번도 없었다.
AI 광풍이 불었던 2014년 1∼7월 전국적으로 1396만1000 마리가 살처분됐다. 하지만 지금은 고작 한 달여만에 20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살처분 마릿수가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14년을 크게 뛰어넘으며 살처분 보상금에 대한 지자체 부담도 함께 커졌다.
올해 AI 발생에 따른 직·간접적 기회손실 비용은 최소 4920억 원에서 최대 1조 47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AI에 감염된 가금류가 늘수록 축산 농가는 살처분과 생산 감소로 인한 피해를 입고, 정부는 생계소득 안정 등을 돕고자 지출을 늘려야 한다. 육류 및 육류 가공업·음식점 등이 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다.
AI 감염률이 10%에 달할 경우 살처분과 생산 감소로 인한 농가 피해 1671억 원, 생계소득과 같은 정부 지출 1187억 원 등 직접적인 기회손실 비용만 2858억 원으로 추산된다.
AI 의심 농가와 주변 농가 살처분이 앞으로 더 발생할 상황에 살처분 보상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지자체는 재정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날씨가 포근해지는 내년 3월까지 AI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국비와 지방비로 부담해야 할 보상금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집계될 수도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AI 바이러스를 차단해야 할 책임은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에도 있는 만큼 방역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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