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6차 촛불 집회 전국 232만명 운집…집회 새역사 썼다

송하훈/장형익/김영훈 / 기사승인 : 2016-12-03 23: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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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를 체포하라" 퇴진ㆍ처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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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송하훈/장형익/김영훈 기자]


[데일리매거진=송하훈/장형익/김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된 3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에 서울 170만명, 전국 232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여 헌정 사상 최대 인파의 대기록을 세웠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이는 헌정사상 최다 인원이 모인 집회"라며 "청와대에서 100m 앞까지로 전보다 더 나아간 만큼을 따져도 전보다 더 많은 인파가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10분 기준으로 서울에만 32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누적인원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운집한 최다 인원을 집계한다는 점에서 주최 측과는 추산 방식이 다르다.


서울에 모인 인원은 경찰 추산으로도 역대 최다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오후 8시10분 기준으로 서울 외 지역에서는 67곳에 순간 최다인원 10만4천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행진 도중에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를 체포하라" 등을 외치며 박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인 퇴진과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행진을 시작하며 횃불을 들기도 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했지만 촛불이 백만이 되면 횃불이 된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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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차 촛불집회가 마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한 시민들이 청운동을 지나 횃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송하훈/장형익/김영훈 기자]


시민들 마침내 100m 앞 청와대 포위
"해산하라" 경찰 수차례 방송에도 대열 요지부동


마침내 청와대 100m에 "박근혜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법에서 허용한 청와대 최근접 거리까지 왔다.


그동안 법원의 판결로 이른바 '청와대 앞 시위 허용선'은 점차 북상해 왔다. 지난달 12일 청와대에서 900m 떨어진 내자동 로터리,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500m 떨어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 지난달 26일에는 약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시위대의 집회는 청와대 주변을 포위해 왔다.


폴리스 라인 앞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박근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하고 못된 기만적인 인간"이라며 "국민들에게 꼼수를 부리고 있다. 싸움을 붙이고 이간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오늘 모인 사람들과 투쟁하겠다"며 "국민을 괄시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빨갱이 좌파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이 구간 집회 참가인원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6차 촛불집회 본집회가 끝나자 일부 참가자들이 효자치안센터를 향해 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시간이 지났다"면서 오후 5시30분과 6시30분, 7시에 해산을 권고하는 방송을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 손을 못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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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이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산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송하훈/장형익/김영훈 기자]


여의도·서울역서도 보수단체 집회
보수단체도 맞불집회…격앙된 분위기에 충돌 우려
새누리당사 앞 시민 2만명 항의집회…탄핵안 가결 촉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6주째 열리고 있는 가운데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박 대통령 추종단체와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잇따랐다.


노동단체, 시민단체, 학생단체 등은 서울 광화문·시청 광장과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이날 오후 6시 진행되는 촛불집회 예열에 나섰다.


광화문 광장에는 민주노총이 오후 2시30분부터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 노동자 시국대회'를 열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공공성강하시민행동도 3시부터 인근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정부의 개헌' 제안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인원은 약 3000명에 달했다.


위안부 소녀상이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도 대학생들이 사전집회를 개최했다. 대학생 모임인 대학생소녀상지킴이 등은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소녀상 철거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청소년들도 거리로 나왔다. 고등학교 3학년 연합, 중고생연대, 21세기 희망 등 청소년 단체들은 오후 3시부터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종로3가로 행진했다. 일각에서는 종로 일대에서 벌어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와 이들 보수단체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6차를 맞은 촛불집회는 그간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열렸다. 그러나 주중 있었던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촛불집회가 여의도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이 '내년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다.


이날 당사 앞에 모인 참가자 3천여명(주최측 추산)은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치 일정을 주도하려는 게 아니냐며 분노를 발산했다. 3시부터는 여의도역까지 행진하며 "공범자와 협의 없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측은 행진 종료 시점에 참가자가 2만여명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당사에 걸린 '국민 여러분, 한없이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에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깃발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박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공동상황실장은 새누리당 당사 벽면의 '국민여러분 한없이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가리키며 "이게 수습하는거냐. 국민들은 대통령 3차 담화문 발표에 대해 '광화문 초대장을 보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과 정치권은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태도로 정국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데, 이 정치 셈법에는 국민들의 분노가 보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은 심지어 탄핵안에 부결 표를 던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용서할 수 있나. 이것은 국회 해산, 새누리당 해산의 길로 가는 길"이라 강조했다.


강건 박근혜 하야 전국 청소년 비상행동 활동가도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이 기폭제가 돼 국민 분노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교묘한 말장난이자 국민 전체에 대한 우롱이었다"며 "더 이상 범죄자 박근혜를 두고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요구한다. 국회는 탄핵소추를 철저히 준비해 차질없이 진행하라. 지도권 다툼을 위한 힘겨루기는 박 대통령에게 탈출구를 마련해줄 뿐"이라며 "일치단결해 탄핵 절차를 추진하고 새누리당은 정치 꼼수를 당장 멈춰라.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싸워라"고 요구했다.


이날 참석한 김종오 무소속 의원은 "초등학생, 청소년, 대학생들이 아니라 두 살 먹은 아이들까지 들고일어나 '박근혜정권 퇴진하라 새누리 해체하라' 외치고 있지 않나"라며 "청소년들이 우리 미래를 우리가 지키겠다고 스스로 나서는 현실에도 아직 정치권은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라를 망치고 팔아먹었으니 이제 새누리당은 해체해도 되지 않겠나. 선거 때마다 '그놈이 그놈이다. 찍어봤자 그놈이 그놈이니 하던사람 찍어달라' 얘기해서 70년 넘게 1% 기득권을 유지해오지 않았나. 이제는 1% 기득권 동맹을 우리 국민이 나서 해체하고 깨야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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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 참석한 추미애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들 촛불민심 뜻 이어가
전국 각지서 촛불 집회 참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전국에서 열리는 가운데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서울 광화문과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촛불민심 속으로 파고들었다.


야3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일제히 광화문으로 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촛불의 선전포고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행사에 참여해 "171명 탄핵안 발의한 의원들은 다 표결에 찬성하리라 짐작하지만, 200석이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탄핵안 통과는 어렵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헌정 수습에 책무를 다해야 한다. 청와대의 회유와 협박에 넘어가지 않기를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마지막 그들의 양심에 촉구하는 바"라며 "국민은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함성을 듣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들리는 바에 의하면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징계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징계 의결을 앞두고 대상자가 징계 의결을 할 권한이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접촉하는 것은 범법자가 판결을 앞두고 판사를 만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 참가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전 대표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오늘 페이스북에도 돌아오라 호소하기도 했다"며 "전국적으로 타고 있는 촛불 민심이나 국민 여론을 보면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도 박 대통령을 버려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기에 꼭 탄핵열차에 동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2중대라는 국민적 반감이 있다'는 질문에는 "박지원과 국민의당이 탄핵상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일부에서 잘못 알려졌는데, 우리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보니 여론도 제게 오는 전화도 문자도 호의적이다. 이제 꼭 탄핵에 성공하라는 격려가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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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정의당 박근혜 탄핵 추진 중간보고대회'에 참석해 "차라리 탄핵을 하라고 주장하더니 지금은 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하야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청와대를 바리케이드 삼아 임기보전에 혈안이 돼있는데, 탄핵이 현실화되니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4월 대통령 퇴진, 6월 조기 대선' 주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꼼수에 이용당하는 것"이라 단언했다.


심 상임대표는 "비박계를 설득하는 방법은 딱 하나"라며 "그것은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 편에 계속 설 것인지, 속죄하는 심정으로 국민 편에 설 것인지 압박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야당들이 똘똘 뭉쳐 흔들림 없이 국민의 명령을 추진해 나갈 때 비박계가 선택의 기로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야권의 공조를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 금난로에서 열리는 박 대통령 퇴진운동 서명식에 참석해 퇴진 서명을 독려한 뒤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만으로는 탄핵 가결이 불투명하다"면서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현장을 찾아 생업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위로한 뒤 비상시국강연회를 갖고, 이어 대구백화점 앞에서 박 대통령 퇴진촉구 서명운동을 벌일 게획이다.


안 전 대표는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누리당은 대통령 퇴진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할 자격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안 물러나면 여러 논의가 아무 의미 없기 때문에 탄핵안 통과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광장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토론회를 갖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박 시장은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퇴진하고 정말 낡고 부패한 세력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우리가 정말 바라는 온전한 한국이 올 때까지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의 광장 정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광화문으로 나와 민주당이 진행한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수갑 차고 구치소로 직행해야 할 사람은 박 대통령으로, 박 대통령과 함께 새누리당, 이 모든 사태의 뿌리인 재벌 기득권자들을 역사의 무덤으로 보내자"면서 "여러분의 손으로 무덤을 파서 그를 잡아 역사 속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해 옆으로 보내주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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