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2000대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두산 베어스가 김진욱 1군 불펜코치를 정식감독으로 승격시켰다. 2012년 두산은 어떤 색을 낼까?
지난 6월 13일 성적부진의 이유로 돌연 사퇴를 선언한 김경문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김진욱 1군 불펜코치가 사령탑에 올랐다. 김성근, 김인식, 선동렬 등 재야에 명장들이 있는 가운데 두산은 내부 승격으로 감독을 선임했다. 김 신임감독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코치로 재직하면서 선수들을 따스하게 보살펴 재미있게 다가가는 훈련으로 선수들을 지도한 '맏형'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10일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은 선수를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코칭스태프가 아닌 선수 위주의 야구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감독 혼자 잘나서 하는 야구는 싫다. 감독이 스타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선수를 이끌어 주는 코치 같은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미 김 감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평이 났다. 선수를 세게 다그치는 방법이 아닌 대화와 이해를 통해 발전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구단도 김 감독의 인성이나 열린 사고 등을 좋게 평가하면서 적임자로 꼽았다.
구단 측은 김 감독의 성품이 기존 두산의 '허슬' 야구에 더해져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도 기존 두산의 색깔을 지켜가면서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두산은 세밀함과 중량감이 적절하게 조화된 팀이다. 김 감독은 이런 강점을 유지하면서 모든 선수들을 아우르는 친화력을 더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 감독은 투수 출신 감독으로 마운드 강화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진다. 두산은 2004년 17승을 거둔 게리 레스 이후로는 7년 동안 두 자리 승수를 쌓은 좌완투수를 길러내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두산 마운드의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김 감독이 팀의 약점을 얼마나 보완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 류중일 감독과 2위 롯데의 양승호 감독은 올 해 첫 사령탑에 오른 초보 감독이다. 두 감독은 기존의 팀 색깔을 지켜가며 자신의 성향을 더해 좋은 성적을 남겼다. 김 감독 역시 두 선배 감독들을 롤모델 삼아 내년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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