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 김광수, 오른쪽 유원상
[데일리매거진=전성진 기자]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지난 11일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투수 김광수(30)와 유원상(25), 양승진(24)을 맞바꾸는 1-2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이로써 LG는 두 명의 젊은 투수들을 보유하게 됐고 한화는 노련한 투수를 얻었다. 그렇다면 팀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결정된 이번 트레이드에서 어느 팀이 효과적으로 선수들을 활용할까.
이번 트레이드는 한화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화는 최근 새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31)를 영입했다.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바티스타가 한화의 뒷문을 맡으면서 중간에서 던져 줄 만한 즉시 전력감 불펜 투수를 원했다. 그동안 LG의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던 김광수가 한화의 구애를 받았다.
김광수는 올 시즌 초반 LG의 핵심 불펜으로 기용됐지만 몇 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68경기에 출전해 4승 5패 7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김광수는 2000년 LG에 입단해 올해로 11년차 베테랑 투수로서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보직에서 활약한 만큼 활용도가 높다.
김광수는 트레이드가 된 다음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등판했다. 6회말 한화의 두번째 투수 신주영이 이대호-강민호-홍성흔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이자 한대화 감독은 김광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주황색 유니폼이 어색했는지 김광수는 한 감독의 기대를 저버렸다. 김광수는 황재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준 뒤 조성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한화맨으로 첫 신고식을 쉽지않게 치렀다.
LG 측에서도 유망주 투수를 두 명이나 얻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LG는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투수를 원했다. 한화가 유원상을 제시하자 OK했다. 유원상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해 통산 17승 30패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 유원상은 아직까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187cm의 큰 키와 긴 다리로 다른 투수들에 비해 반발 가량 앞에서 던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빠른 공까지 가지고 있지만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양승진의 영입으로 LG가 필요한 좌완 계투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오상민이 방출되면서 이상열을 제외하고 중간계투에 좌완이 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양승진이 적응기간을 마치면 좌타자를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유망주는 박종훈 감독과의 첫 대면에서 아직은 즉시 전력감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유원상과 양승진은 박 감독과 최계훈 투수코치가 보는 앞에서 불펜피칭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박 감독과 최 코치의 조언을 들으며 80여개의 공을 뿌렸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불펜피칭이 끝난 뒤 박 감독은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유원상과 양승진의 1군 등록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2군으로 보내지 않고 1군에 동행시키면서 가능한 빨리 팀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광수, 유원상, 양승진 모두 프로 데뷔 후 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 둥지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어느 선수가 이번 트레이드가 자극제가 되어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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