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문성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8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첫 상례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두 사람은 야인 시절 미국에서 라면과 소주를 함께 먹으며 친분을 쌓아왔던 사이지만 홍준표는 여당 대표로, 손학규는 야당 대표로 만나게 된 것이다.
여당 대표로 선출된 홍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됐다고 하니 이상하죠"라며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손 대표는 "난 중국에서 소식을 듣고 아주 기뻤다"는 말로 응수하지 않았다. 이에 홍 대표는 "별로 안 좋아 할 것 같았는데"라며 첫 포문이 심심하게 끝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자신을 예방한 홍 대표에게 오히려 축하인사를 건네며 "홍 대표가 선출된 것은 민심"이라며 "국민만 보고 같이 가자"고 말했다. 또 "홍 대표가 라디오 연설에서도 서민의 아들이라고 얘기 했지만, 눈물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이 서민의 아픔을 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손 선배와는 잘 되리라고 본다"며 "이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문제, 수신료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손 대표가 합리적이기 때문에 강행처리나 몸싸움 등으로 더 이상 국회가 전쟁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원내 일은 원내대표가 있다"며 "지금 우리가 이념을 앞세우고 노선을 앞세울 것이 아니다. 홍 대표를 뽑은 것은 다 국민의 뜻이라고 본다. 누구보다 잘 해서 국민만 보고 같이 가자"고 답했다.
홍 대표가 이날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의 계파 갈등 등을 언급하며, "내 계파는 딱 4명"이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대표가 되도록) 당에서 도와줬으니 네 사람은 다 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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