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

안정미 기자 / 기사승인 : 2018-05-06 12: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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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안정성이 저하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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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데일리매거진=안정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21차 '아세안(ASEAN)+3(한중일)재무 장관 중앙 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이 총재는 4일 저녁 마닐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최근 물가가 1%초반 수준이지만, 하반기에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통화 스와프는 정치적 이유로 중단됐다"며 "중앙은행의 경제협력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단된 통화 스와프를 재개하면 정치적 이유로 중단됐던 한일 통화 스와프도 논의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지난해 세번째 논란이 한창이던 때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연장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제기되고 있는 남북 경협 확대 가능성과 관련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남북경협 과정에서 물품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하면서도 군사적 사용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된 ‘개성페이’에 대해서도 “아직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북한경제실을 중심으로 북한 연구는 적지 않게 해왔다”며 “통일 관련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별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특히 통화제도나 외환관리와 관련된 연구 많이 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이 개방하고 어느 정도 시장경제 원리를 받아들이게 되면 예를 들어 통계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급결제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현재로서는 북한연구 조직을 추가로 만들거나 인원 확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고용 부진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총재는 “4차 산업혁명도 고용에는 상당한 부담 줄 것”이라며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쇼핑업체들이 소매점을 대체하면서 유통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아마존 효과’에 대해서도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물류혁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이 저하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총재는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지 않는 이유로는 공장 해외 이전, 기술혁신, 물류 혁신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도 상당히 크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 역시 이날 “만약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하고 이걸 그대로 끌고 가면 금융불균형이 커진다"면서 “금융불균형이 당장은 문제가 안 되겠지만 1~2년 정도 쌓일 경우 한계점이 왔을 때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균형이 당장 터질 가능성은 없지만 조금 더 커지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런 걸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는 올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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