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우리 경제는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6년을 돌아보면서 2017년 금융시장 전망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종무식에서 자신의 발언을 이어 나갔다.
이날 이 총재는 "그간 우리의 상황 판단이 옳았는지, 정책 결정은 적절했는지, 놓친 것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새해에도 우리 경제는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 조사국이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내년에 예상되는 세계 경제의 10대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를 전했다. 이 중 9개가 올해의 위험요인으로 이미 꼽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총재는 "새해에는 올해처럼 블랙스완이란,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하기보단 이미 알려진 요인들이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되 최선의 상황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라"는 영국 격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위험 요인 대비 강조
그러면서 "위험 요인에 철저히 대비하되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오늘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1977년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하버드대 교수가 발간한 저서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목했다.
그는 "늘상 써오는 '불확실성의 시대'란 말은 세계경제가 아주 혼란스러웠던 1970년대 상황을 압축해서 갤브레이스 교수가 발간한 저서에 나오는 말"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40년이 지난 지금은 이 표현으론 턱없이 부족해서 '초불확실성 시대'란 신조어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2017 신년사'
지난해에는 국내외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이 잇따라 발생하여 우리 경제에 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다소 확대되는 데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안팎의 여건을 살펴보면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습니다.
◆중요한 과제는?
먼저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우리 경제는 대외건전성과 금융부문의 복원력이 양호하고 정책여력도 충분하여 어느 정도의 충격은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대외 리스크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현재화되거나 국내여건 악화와 맞물릴 경우 그 파급영향이 예상외로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생 가능한 상황별로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저출산·고령화, 가계부채 누증, 노동시장 이중구조, 소득 불균형 등에 대응한 개혁과제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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