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文정부, 임기 중 불가 입장

이승협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8 08: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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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추경이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또 다른 발화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 사진=문재인 대통령-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을 공식화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임기 중에는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또 다른 발화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는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정부 임기 내에는 2차 추경을 제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면서 "이는 문 대통령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의지가 강한 만큼 기재부가 윤 당선인이 천명한 2차 추경 실행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지만 실행 단추는 새 정부가 시작되는 5월 10일 이후에야 눌러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지원하기 위한 50조원 규모 2차 추경 편성 방침을 22일 공식화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지난 24일 기재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소상공인에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경안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4월 추경을 실현할 의지가 있다면 재원 마련과 추경 규모 등을 신속히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추경 편성·제출은 현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헌법은 추경 편성의 주체로 정부를 명시하고 있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 즉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국회가 심의·의결할 안건이 없는 셈이다.

재정당국 내부에선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2차 추경이 경제 전체에 대한 리스크 요인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상당하다.

코로나19 사태 2년 동안 누적된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가 200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국가채무도 250조원 안팎 늘어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들 역시 우려 목소리를 내는 국면이다.
 

▲ 관리재정수지 추이 [제공/연합뉴스]
올해를 기점으로 재정 정상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재정을 풀 경우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현실적으로 대량의 국채 발행이 어려운 시장 여건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새 정부가 국채발행보다 지출 구조조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재원 50조원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점도 재정당국이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지출 구조조정은 통상 확정된 예산 중 그해 실제 집행이 어려워진 예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이제 1분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선 이런 예산의 규모가 크지 않다.

결국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홍 부총리 등 문재인 정부의 의지까지 고려하면 결국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추경 제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 유지된다면 정부의 추경 제출 시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시기인 5월 10일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추경안을 신속 통과시킬 경우 6월 지방선거 직전에 집행 가능한 스케줄이다.

다만 이날 양측은 추경과 관련한 직접 충돌은 자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 제출과 관련한 질문에 "특별하게 드릴 말씀은 없다"며 "추경은 재정당국과 국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현 정부에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면서 "불가피한 경우라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바로 국회에 제출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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